의도했던건 아니지만 시작은 2011년, 페루에서였다.
밖에 매번 나가있기엔 심심하고, 불러내서 놀만한 사람도 없어 집에서 영화, 드라마 DVD만 열심히 보았다.
그 전에는 히어로 무비는 본 적이 없었는데 '토르'라는 제목을 보고 북유럽 신화 관련해서 뭔가 나왔나보다, 싶어 보게되었다.
그 때는 그냥 킬링타임용으로 무난하구나, 북유럽 신화를 이렇게 SF와 결합시키니 재밌군, 하는 감상만 있었다.
마블이 뭔지, MCU가 뭔지, 정말 하나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2013년, 입사와 동시에 나의 문화생활 양상이 바뀌었다.
서울에 있고 시간이 많으니 할 수 있던 뮤지컬, 연극 관람과 독서는
시간과 돈과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쓰면서 만족시킬 수 있는 것들로 대체되기 시작했고
집에서의 영화관람이 그 중 하나가 되었다.
다행히도 그 전에 보지 않은 명작 영화들이 많았기에 볼 수 있는 영화들이 많았지만
회사에서도 머리가 아픈데 집에서도 심오한 영화를 보고싶지는 않았다.
가볍게 볼 영화들을 검색하며 다시 발을 들이게된 것이 MCU 였고, 가볍게 볼 수 있지만 시리즈마다 다른 스타일로, 유머를 담고 있기도 하고 생각해볼거리를 담고있기도 하다.
영화 간에 연결도 매끄럽고 관계성도 계속 영화를 파게되는 매력 중에 하나인 것 같다.
처음부터 같이 했던 마니아들만큼은 아니지만, 2013년부터 집약적으로 보기시작한 나로서도
이번 엔드게임은 꼭 보고 싶었다. 특히 스포일러 당하지 않고 싶었다.
하지만... 육아의 굴레에 들어온 나로서는 포기^^^^ 하고 있던 찰나,
남편이 해냈다.
남편이 아기를 보고 나는 혼자 다녀와야했지만,
사실, 혼자 보는것이 대수인가...
더욱이 남편은 MCU를 잘 모르니 혼자봐도 무방했다.
내가 싫어하는 스포일러를 다른 사람이 당할 수는 없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지만
2008년부터 그들의 행적을 죽 쫓아왔던 사람들이라면 어느정도의 호불호는 있겠으나
정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떠나보내야 한다니 너무나 아쉽다.
영화도, 캐릭터도.
모든 시리즈의 가장 첫편부터 다시 한 번 더 보고 싶다.
물론 이번 영화는 여러번 더.
Loved you 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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